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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는 텀블러를 든다.
Level 10   조회수 290
2021-04-20 15:57:40


라떼는 텀블러를 든다.

-환경을 위한 꼰대가 될 용기



이나래 매니저 


 




선교단체에 소속되지 않았던 선교사의 자녀로서, 선교단체라는 기대감과 궁금함에 시작했던 인터서브코리아와의 동행이 올해로 벌써 10년이 되었다. 선교사님들의 편의와 사역을 서포트 하는것이 다라고 생각했던 본부 업무는 생각보다 다양했고, 시대의 흐름과 사회의 요구에 영역을 점점 더 넓혀 가고 있다. 그리고 그런 변화 속에서 매니저들의 유연한 사고 변화도 요구된다.


누군가 당신에게 삶의 편리함과 업무의 효율을 버리고 특정한 신념이나 라이프스타일을 따르길 권고한다면, 쉬이 그러겠다 따를 수 있을까? 아마 굉장한 반감과 저항감을 경험할 것이다. 이는 처음 환경에 대한 이슈를 인터서브 내에서 논의했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의 소회다.채식, 일회용품 소비금지, 대중교통 이용 등 환경 보호 실천은 환경 보호자들이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한 선택한 선한 라이프스타일이지, 다양한 가치와 환경 속에 사는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지난 4년간 인터서브코리아는 타단체들에 비하면 크리에이션 케어에 꽤 소리를 내며, 이 선한 신념을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알리고 맛 보였다. 이는 일종의 선구자가 된 것 같은 우월감과 고상한 사회 운동가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런데, 이 고상한 방식의 틀은 201911“Zero-Waste 사무실 운영/모임 가이드라인 만들기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메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 가이드라인으로 기점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상냥한 크리에이션 케어의 안내자의 이미지는 자신들의 신념만을 강요하는 환경 꼰대들이 되어 버릴 것이 분명했다.


크리에이션 케어를 강압적으로 주입하는 방법론 외에도 이 가이드라인을 따름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업무적 효율성과 편리함이 너무나도 많았다. 일선에서 업무를 진행하고, 행사를 주최하는 입장에는 손발이 묶인 느낌이었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적당히 해야 하지 않을까?’ 결국 이 회의는 반박과 수정요구로 사무실에 묘한 긴장감을 주며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의 계몽을 위한 달갑지 않은 워크숍이 시작되었다.

매주 화요일 약 1시간 반가량 진행된 워크숍은 먼저 환경에 관한 영상이나 강의를 듣고 이에 관한 토론으로 이어졌다. 매주 당면한 기후 위기의 현실과 인간의 얼마나 쉽게 환경을 소비하고 있는가에서부터 시작하여 환경 호르몬, 재생 에너지와 재활용 그리고 채식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실천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였다4번의 워크숍을 통해 우리는 환경을 위해 당연한 일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일부터 점검해 나갔고, 매우 기초적이고 쉬운 실천 코드를 만들어냈다. 이 체크 리스트가 외부의 예상보다 도전적이거나 획기적이지 못한 이유는 우리의 인식과 수준이 아직 기초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마 그동안 인터서브가 외부로 내보였던 크리에이션 케어는 어쩌면 빛 좋은 개살구였을지도 모른다.


오랜 기간 인터서브 사무실에서 일해오며 내가 발견한 인터서브의 장점 중 하나는 Unlearn 하는 것이다. 여러 이슈에 대한 각자의 의견이 있지만, 그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시대의 흐름, 사회의 필요에 반응하며 본인의 가치와 생각을 과감히 내려놓을 줄 안다. 그리고 4번의 크리에이션 케어 워크숍은 크리에이션 케어 대한 UnlearnRelearn의 기회를 주는 시간이었다. 이미 첫번째 워크숍의 토론에서부터 이미 많은 인식의 변화들이 시작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에겐 이런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우리는 크리에이션 케어가 편의와 효율을 포기함이 아니라 회복함을 위한 여정이라는 것에 대한 깨달았고, 이는 우리의 변화의 시작이 되었다.


이 변화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먼저 우리는 만들어진 체크리스트를 준수하면서정기적으로 크리에이션 케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환기하며재점검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수직적으로 내려오는 실천 지침보다는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로 접근하기로 하였다이에 크리에이션 케어를 실천하는 절기를 만들어 함께 실천해보자는 의견과 크리에이션 케어 파수꾼을 임명해 사무실 내 크리에이션 케어 현황을 살피며 독려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제 그저 사무실 지침일 뿐이었던 크리에이션 케어는 우리 각자의 삶의 스미고 있다우리는 통해 우리 가족에게교회에지역 공동체에 더 넓게 넓게 퍼져 갈 것이다하지만 늘 변화에는 시간과 인내노력이 필요함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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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서브 체크리스트 보기 http://interserve.kr/news/1297-2/?vid=43 

매니저들의 저항에 깜짝 놀란 조샘의 이야기 http://interserve.kr/news/1297-2/?vid=41

크리에이션케어 실천을 시작한 정승은 매니저의 이야기 http://interserve.kr/news/1297-2/?vid=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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