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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묵상 2_천'하'만'물에게 선포된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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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2 16: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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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만'물'에게 선포된 복음  

인터서브 생태행동(INCA), 종태 펠로우



묵상 본문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하는 것을 우리가 아나니 (롬8:22 ) 

만일 너희가 믿음에 거하고 터 위에 굳게 서서 너희 들은 바 복음의 소망에서 흔들리지 아니하면 그리하리라 이 복음은 천하 만민에게 전파된 바요 나 바울은 이 복음의 일꾼이 되었노라 (골 1:23)




   생태적 묵상을 여는 글에서 생태 전문위원인 김령님은 창세기 1장 1절과 로마서 8장 22절 말씀을 통해 구속의 삶과 생태적 삶이 분리된 것이 아니며, 사실 매우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음을 잘 풀어내었다. 생태적 묵상의 두 번째인 이 글에서, 필자는 로마서 8장 22절을 연결 고리로 하여, 하나님과 그분의 자녀들과 피조물 사이의 관계에 대해 한 걸음 더 들어가고자 한다.


본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3년하고도 반년이 지나도록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대유행에 대해 잠시 묵상해보자. 어떤 분은 질병의 유행도 묵상의 대상이 될수 있는지 의아해하실 것이다. 코로나19는 인류의 건강뿐 아니라 문명사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하나의 사고가 아닌 한 획을 긋는 중대한 사건이 되었다. 3년 반 전 지구에 살고 있는 어떤 한 사람에게서 시작된 이 질환은 이 글을 쓰고 있는 2023년 3월 10일 현재, 세계 보건기구에 의하면 세계 인구의 거의 1/10에 해당하는 7억 6천만 명을 감염시켰고, 7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구라는 별에서 살아가는 인류가 사실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 모두는 깊이 깨닫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7백만 명은 70여 년 전 3년 동안 지속된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300만 명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코로나19는 말 그대로 엄청난 재앙이었다. 남ㆍ북한이 서로 총을 쏘며 치열하게 싸운 전쟁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갔으니 어찌 사건이 아닐수 있을까? 인류는 이처럼 끔찍한 재앙을 초래한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대해 의학적이고 과학적인 조사와 연구를 넘어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성찰을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백만 명의 주검이 살아남은 인류에게 전하는 묵시를 우리는 놓치고 말 것이다.


진지한 성찰을 통해 묵시의 의미를 파악할 때 비로소 우리는, 바울 사도가 로마서 8장 22절에서 “피조물이 [하나님의 자녀들과] 함께 탄식한다”고 말한 그 말씀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말씀은 피조물과 하나님의 자녀들이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음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왜냐하면 피조물이 탄식하되 홀로 외롭게 탄식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탄식하기 때문이다. 함께 탄식한다 는 말의 본 뜻은 ‘함께 산고를 겪는다’는 의미이다.


산모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위해 겪는 것 같은 출산의 고통을 피조물과 하나님 자녀들함께 겪는다. 이처럼 함께 겪는 고통의 분명한 목적이 썩어짐에서 해방되어 “영광의 자유”에 이르는 것이라고 바울 사도는 로마서 8장 21절에서 힘주어 말한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장차 누리게 될 “영광의 자유”를 하나님께서 피조물에게도 허락하신다니, 이 얼마나 놀랍고 복된 말씀인가? 이처럼 인간뿐 아니라 피조물에게도 허락된 “영광의 자유”는 피조물에게 기쁜 소식, 곧 복음이 아닐 수 없다.


잠깐! 복음은 인간에게만 선포되고 인간만의 구원을 위해 전파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고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겨져 왔던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면 바울 사도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골로새서 1장 23절을 통해 우리는 위 질문에 대한 바울의 답을 들을 수 있다. 개역개정은 1장 23절을 “이 복음은 천하 만민에게 전파된 바요 나 바울은 이 복음의 일꾼이 되었노라”고 번역하였다. 하지만, 여기에서 번역된 “천하 만민”은 원문에 의하면 “천하 만물”로 번역하는 것이 타당하다. 새번역과 가톨릭 성경 역시 “하늘 아래 모든 피조물”이라고 올바르게 번역하였으며, 킹 제임스 번역(KJV)을 포함한 대부분의 중요한 영어 번역 성경들(NASB, NRSV, ESV, NIV, NET) 역시 ‘만인’이 아닌 ‘만물’로 번역하고 있다.


놀랍게도 바울 사도는 자신이 전하는 복음이 “천하 만물”에게 전파되었으며, 바울 자신이 바로 그 복음의 일꾼이 되었다고 선언하고 있다. 사실 인간만이 구원을 받는다는 고정관념을 잠시 내려놓고 성경 말씀을 있는 그대로 읽노라면, 오직 인간에게만 복음이 전파되었으며, 인간만이 구원의 대상이라는 생각이야말로 성경의 가르침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이다.


하나님은 만물을 지으셨으며, 만물을 통해 자신의 영원하신 신성과 능력을 보이시며 (로마서 1:20),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며 (에베소서 1:23, 4:10), 자신 안에 만물을 품으시며(골로새서 1:17), 그리스도 십자가의 피로 만물과 화평을 이루셨으며 (골로새서 1:20), 만물을 회복하사 (사도행전 3:21), 결국 만물을 새롭게 (요한계시록 21:5) 하실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천하 만물을 향하신 하나님의 기쁜 소식, 곧 복음을 바울 사도는 로마서 11장 36절에서 다음과 같은 경탄의 말로 표현하고 있다.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 그에게 영광이 세세에 있을지어다.” 이처럼 성경이 증언하는하나님은 인간은 물론이요, 자신의 말씀 (창세기 1장)과 손으로 빚으신 (창세기 2:19) 우주 만물을 회복하시고 새롭게 하실 것이다. 존 스토트 성공회 사제의 뒤를 이어 복음주의 진영의 지도자로 활발하게 로잔 운동을 이끌어가고 있는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그의 책 『하나님 백성의 선교』에서 생태 선교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하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서일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된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께서 구원하신다는 복음이 인간뿐 아니라 천하 만물에게도 전파되었으며, 바울 사도 역시 이러한 복음의 일꾼이라고 고백하였음을 기억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하나님께서 지으시고 다스리시고 붙잡으시며 종말의 때에 마침내 회복하실 지구의 공동 거주자된 뭇 생명과 자연과 화목하기 위해 힘쓰는 형제요 자매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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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묵상은 2달에 한번씩 연재됩니다.


생태적 묵상 시리즈 1_ 구속의 삶과 생태적 삶 : 김령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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