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 제4차 로잔 대회
최원규 선교사
“로잔의 스펠링이 R로 시작하나요? 아니면, L로 시작하나요?” “로잔 대회는 왜 15년 정도의 사이를 두고 뜨문뜨문 모이는지요?” “로잔 대회에 어떻게 참석할 수 있나요?” 등등의 질문을 받는다. 로잔 대회에 대해서 잘 아는 분들도 있지만 낯선 분들도 많이 있는 것 같다.
2024년 9월 22~28일, 로잔 운동 50주년 기념, 제4차 로잔 대회가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어 더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지난 로잔 운동의 개요 및 로잔 대회의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더불어 올해 개최되는 로잔 대회의 특징과 향후 한국과 세계 선교에 미칠 영향을 기대해 보고자 한다.
1. 로잔 운동의 개요 1974년 스위스 로잔Lausanne에서 처음으로 로잔 세계 복음화 대회Lausanne Congress on World Evangelization가 개최되었다. 이후에 로잔 운동Lausanne Movement으로 불리며, 2차 마닐라 대회(1989)와 3차 케이프타운 대회(2010)가 있었다. 대회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이슈 별 다양한 모임이 진행되었고1, 그동안 80여 개의 로잔 주제별 보고서LOP2 가 나오고 있다.
로잔 운동의 정신과 신학은 “온 교회Whole Church가 온전한 복음Whole Gospel을 온 세상Whole World에 전하자”라는 로잔 운동 슬로건에 담겨있다. ‘온 교회’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참여하고 다양성 속에 연합을 이루어 하나님의 사명에 참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온전한 복음’의 의미는 복음이 단순히 영혼의 구원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전인적 회복과 사회적 정의,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한 책임을 포함한다는 복음의 총체성을 강조한다. ‘온 세상’의 의미는 복음으로 회복되어야 할 대상이 전 세계 모든 사람임을 의미한다. 더불어 사회 구조와 창조세계 모두가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으로 회복되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이다.
2. 로잔 대회의 흐름과 특징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빌리 그레이엄과 존 스토트의 주도로 열린 첫 번째 로잔 대회는 150개국에서 온 2,700여 명이 참석하였다.
‘로잔 언약Lausanne Covenant’을 채택함으로써 복음주의의 신학적 및 실천적인 방향을 제시하였다. 특히 ‘복음 전파’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세계 복음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촉구하였다. 이는 르네 빠딜라, 사무엘 에스코바 등 남미의 신학자들과 영국의 존 스토트가 복음 증거에 사회적 책임과 참여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논쟁의 결과였다.
* 로잔 언약: https://lausanne.org/ko/statement/lausanne-covenant-ko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15년 만에 제2차 대회가 개최되었다. 170여 나라 출신의 4,300명의 지도자들이 모여 ‘마닐라 선언Manila Manifesto’을 선포하였다. 제1회 로잔 대회 이후 비서구 지역의 복음주의 지도자들에 의해 주장되어 온 총체적 선교의 개념이 좀 더 수용되었다. 그러나 전체적인 초점은 ‘미전도 종족 복음화’에 맞추어져 있었다. 복음 전도가 사회적 책임보다 선교에서 우선순위를 가져야 한다고 선언한다.
* 마닐라 선언: https://lausanne.org/ko/statement/manila-manifesto-ko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제3차 로잔 세계 복음화 대회가 열렸다.
198개국에서 4,000여 명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여하였다. 대회의 목표는 로잔 언약에 나타난 로잔 정신을 다시 일깨우고, 연합과 겸손한 섬김, 그리고 적극적인 세계 복음화로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었다. 21세기 들어 급변하는 글로벌 상황 속에서 기독교 선교가 당면한 도전과 위기를 밝히는 동시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대안들을 모색하였다. 이 내용을 담아 ‘케이프타운 서약Cape Town Commitment’을 발표하였다.
* 케이프타운 서약: https://lausanne.org/ko/statement/ctcommitment-ko
케이프타운 서약3은 ‘사랑하는 주님을 위하여: 케이프타운 신앙고백’과‘우리가 섬기는 세상을 위하여: 케이프타운 행동 요청’ 두 부분으로 되어있다. 케이프타운 서약은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의 핵심이 되는 ‘급진적 제자도radical discipleship와 십자가 중심의 화해reconciliation’ 이 두 가지 주제를 강조한다. 이 두 주제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핵심 요소로, 단순한 신앙 고백을 넘어선 실천적 신앙을 강조하며, 하나님과의 관계뿐 아니라 세상 속에서의 관계 회복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제자도를 추구하는 것이다. 세 가지 핵심 가치가 있는데, 겸손함humility, 온전함integrity, 그리고 단순함simplicity이다. 세 가지 가치는 로잔 운동의 전도와 선교 활동이 세속적 성공이나 자기 영광이 아닌, 진정으로 하나님과 사람들을 향한 사랑과 섬김을 기반으로 해야 함을 강조한다. 무엇보다도 케이프타운 서약의 백미는 ‘총체적 선교Wholistic Mission’에 대한 개념을 정리한 것이다. 그간에 있었던 ‘복음 선포’와 ‘사회 책임’에 대한 논쟁을, ‘복음의 우선성priority’에서 ‘복음의 중심성centrality/ 궁극성ultimacy’으로 발전시켰다. 즉 복음 전파, 사회책임, 그리고 창조 세계 돌봄, 그 어느 것에 선교의 우선성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중심으로 모든 영역에서 궁극적인 회복을 이루어가는 것이 총체적 선교라는 것이다.
3. 제4차 로잔 대회의 특징 및 기대 “교회여, 복음을 선포하고 나타내자”라는 주제로 열리게 되는 제4차 로잔 대회는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자”라는 로잔 운동의 슬로건과 잘 이어진다.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교회와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에서 다극화된 선교적 영역을 조망하며 전략을 제시하는 선교대회가 될 것이다. 복음을 향한 열정을 사도행전적 교회의 삶으로 증명하도록 도전하고, 우주적인 하나님 나라를 향한 비전은 혼자 힘으로 할 수 없음을 인정하며, 다음 세대 선교의 로드맵을 만드는 대회가 될 것을 기대한다.
세계 복음화를 위한 제4차 로잔 대회의 목적은 로잔 운동의 4중 비전에 있다. 1) 세상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2) 모든 민족과 지역 가운데 제자 삼는 교회를 세우고, 3) 모든 교회와 사회 부문에 그리스도를 닮은 리더를 세우며, 4) 사회 모든 영역에 미치는 하나님 나라의 영향력이 임하는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듣고, 협업하며, 함께 행동하는 여정을 지속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요번 대회에서 세 가지 문서, 지상대위임명령 현황 보고서와 서울 선언문, 그리고 느헤미야 서약이 발표될 것이다.
로잔 대회를 전후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 로잔대회 사전 컨설테이션(9/20-21)”과 “국제 창조세계 돌봄 포럼(9/28-10/2)”이 열리게 된다. 두 개의 모임 모두 인터서브가 다른 단체와 파트너십으로 기획하며 참여하고 있다. 로잔대회가 가지고 있는 총체적 선교의 의미를 분명하게 더하는 모임이 되리라 기대한다.
로잔 운동은 변하지 않는 복음으로 변해가는 세상을 구원하고 회복시키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한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전 세계 교회는 예배, 선교, 교회의 본질을 되새길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이 있었다. 제4차 로잔 대회를 통해서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며, ‘대각성 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가 총체적인 복음과 총체적인 선교를 온전히 인식하고 실천하길 기도한다. 거듭난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는 세계를 섬기는 리더십으로 세계 복음화를 위한 선한 영향력으로 쓰임 받게 될 것이다.
--- [1] 대회와 대회 사이에 100회 이상의 크고 작은 국제 포럼과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케이프타운
제3차 로잔 대회 이후에도 150회가 넘는 국제 포럼과 컨퍼런스가
있었고, LOP로 정리되어 발표되었다.
[2] LOP는 로잔 운동에서 발행하는
논문 시리즈이다. 이 논문들은 신학자, 목회자, 선교사, 그리고 학자들이 세계 복음화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LOP는 국제 로잔 회의와 같은 이벤트에서 논의된 내용을 기반으로 하거나 특정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https://lausanne.org/occasional-papers [3] 케이프타운 서약, (IVP,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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