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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의 평화를 위하여
Level 10   조회수 176
2020-08-27 11:31:09


베이루트 폭팔 사고 디브리핑
이곳 시간으로 저녁 6시가 조금 지난 때였다. 남편이 주방에서 아이들 먹을거리를 데우고 있었고 나는 거실에서 아이들을 보고 있었다. 소파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바닥이 일렁이는 게 보이고 집 전체가 마치 젤리처럼 흐물거리는 느낌이었다. 직감적으로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자마자 다시 집이 흔들리더니 탁자 위 TV가 쓰러질 듯 앞으로 고꾸라졌다 다시 세워졌다. 아 지진이구나 싶어 아이를 끌어안고 다급히 남편을 불렀다.
여보! 여보! 두 번만에 남편이 주방에서 뛰어 나왔고 남편이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엄청난 굉음과 진동이 이어졌다. 폭탄 아니면 지진이라고 생각한 우리는 황급히 건물 밖으로 빠져 나왔다. 다행히 더 이상의 굉음이나 진동은 없었고 이웃집 누군가가 베란다에서 마당에 있는 우리를 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라며 손짓을 했다.
이 모든 일이 단 몇분 안에 일어났다. 특히 두 번의 진동과 그 엄청난 굉음은 10초 남짓도 안 걸렸던 것 같다. 다행이도 우리는 늘 주방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서 거실 유리창은 무사했다. 하지만 남편이 주방문을 조금만 늦게 열었더라도 압력을 못 이기고 깨져서 산산조각이 날 뻔 했다. 그랬다면 바로 그 앞에서 놀던 우리 아이들은... 생각만해도 너무나 아찔하다. 실제로 옆집은 거실 유리창이 다 터져 버렸다. 하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아 주님...
모든 일의 발단은 우리 집에서 약 3km 정도 떨어진 베이루트 항구에서 시작됐다. 우리가 사는 곳은 행정구역상 베이루트는 아니지만 마당에 나오면 건물 사이로 바다가 보일만큼 베이루트와 가깝다. 베이루트가 워낙 작은 도시이기도 하지만 폭발의 위력이 엄청났던 탓에 우리 동네까지 흔들렸던 것이다. 내가 속한 외국인 엄마들 채팅방에서는 베이루트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서도, 심지어 이웃나라 사이프러스에서까지 진동을 느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폭발의 근원지는 베이루트 항구의 어느 화약 창고였다. 이스라엘의 폭격이다, 헤즈볼라 과련 테러다, 단순 사고다 말은 많지만 아직 분명하게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확실한 건 그 아름답던 도시 베이루트는 이제 체르노빌처럼 폐허가 되어버렸다. 사상자 수는 정확한 집계 조차 어렵고, 병원은 이미 폭발적으로 늘어난 코로나 확진자도 다 수용 못할 만큼 병상이 부족한데 병원 건물 자체가 폭발의 충격으로 날아가거나 무너져내린 상태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분홍빛 연기가 화염 속에서 뭉게뭉게 피어올라 레바전역으로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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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폭팔사고는 8월 8일 현재 157명의 사망자와 5천명가량의 부상자를 내었습니다.
레바논에는 인터서브 장기 선교사 3가정과 단기 선교사 가정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인터서브는 기본적으로 파트너들의 안전을 가장 소중히 여기며 현지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이슈가 시작입니다. 이미도 불황이 심해서 정치적으로 불안했습니다. GDP의 1/4 이 이번 폭발로 날라간 상태에서 어떤 사회적 불안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습니다.
레바논은 기독교인들과 이슬람이 천년이 넘게 함께 살아왔고, 반 유대인 세력인 헤즈볼라가 아직도 활동 중인 치안적으로 약한 나라입니다. 구약의 히람왕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귀중한 고대의 왕국은, 여전히 기도가 필요합니다.

 
함께 기도해주세요.
1. 레바논에 평화가 임하게 하소서.
이번 사건으로 잿더미가 된 베이루트와 이재민들을 돕는 손길을 붙여주시고, 가족을 잃고 삶의 터전을 잃은 자들의 마음에 위로을 주시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2. 레바논의 선교사 가정을 돌보소서.
레바논에 세 선교사 가족, 한 단기선교사 가족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취학전 아이들도 네명이나 있습니다. 이 가족들이 이 위기의 상황에서 꼭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게하시고, 안전하게 지켜주시옵소서.

또한 인터서브가 거듭 계속되는 재난을 대응하느라 풀로 가동중입니다. 지치지 않고 원칙과 지혜를 발휘하여 선교사들을 도울 수 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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