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령한 오이코스(spiritual oikos)’를 향하여!' (벧전2:5)
올해 라마단은 4월3일시작하여 5월1일 끝났습니다. 무함마드 선지자가 이슬람력 9번째 달인 라마단달에 코란 첫 구절을 계시 받은 날을 기념하여 금식달로 지키는 이슬람의 중요한 종교 절기입니다. 라마단달 동안 매일 해가 뜬 시간에 금식은 물론 물도 안 마십니다. 낮 동안 금식을 하고 저녁에는 가족을 중심으로 또는 친척이나 소외된 이웃과 함께 푸짐한 식사를 즐기고, 끝나는 5월2일부터는 3일간 종교축제로 보냅니다.
라마단 기간동안 무슬림들은 식사 초대에 매우 관대해집니다. 친구가 되고 이웃 사촌이 될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참았던 배고픔을 함께 모여 같은 시간에 식사를 나누면서 하나가 되는 기쁨을 나누다 보면 어느덧 친구로 이웃사촌으로 가까워져 있음을 느낍니다. 라마단이 끝나고 3일간은 무슬림 최대의 명절로 지냅니다.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명절 첫날 오전에 모스크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한달간 무사히 마친 금식을 서로 축하해주고 깊은 인사를 나눕니다. 이때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인사를 하고 한국의 설날같이 용돈을 받습니다. 그리고 서로 가정에 초대하여 준비한 음식을 대접하고 가족과 친척, 이웃이 하나가 되는 식사를 갖습니다.
라마단 기간동안 몇 차례 무슬림들과 식탁을 나누고 마지막날 한 가정에 과일 한 봉지를 사들고 가서 저녁을 함께 나누며 깊은 덕 담을 나누었습니다. 함께 식사를 나누는 중 엄마는 막내 아들을 아들로 가져가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3년째 함께 라마단을 보내니 어느 덧 또 하나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언젠가는 하늘 가족이 될 날이 올 것 같은 감사함을 느끼는 라마단 마지막 날 저녁이었습니다.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식탁을 나눔으로 종교 지도자들에게 신랄한 비난을 받았던 예수님을 올해도 생각해 봅니다. 함께 먹고 마심으로 가족이 먼저 되어 주셨던 주님은 이미 그들을 하늘 가족으로 여기며 다가가시고 맞아 주셨습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우리에게 먼저 사랑을 베푸셨던 주님을 생각해 봅니다. “바리새인의 서기관들이 예수께서 죄인 및 세리들과 함께 잡수시는 것을 보고 그의 제자들에게 이르되 어찌하여 세리 및 죄인들과 함께 먹는가? (막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