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안에서 대화
지난해, 한 워크샵에서 마리아를 만났다. 마리아는 중앙아시아 난민들을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요리 워크샵의 참가자였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유쾌한 웃음이 가득한 기분 좋은 오후였다. 그날 나는 마리아가 난민으로 이곳에 살게 된 지 아직 3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어떻게 이렇게 현지어를 잘 구사하는지 나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 오후를 기점으로 우리는 부쩍 가까워졌고, 마리아는 우리가 운영하는
감정 지지 그룹에 참가하게 되었다. 세션마다 그녀는 자신을 오픈했고,
우리는 그녀가 ‘투사’(fighter)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마리아는 정치적인 이유로 남편과 딸을 뒤로한 채 막내와 함께 이곳으로 왔다. 마리아는 그들이 이곳에서 다른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유와 미래에 대해 꿈을 꾸었다. 마리아는 누가 봐도 참으로 강인한 여성이었다. 그날 그 열차에서 대화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마리아는 나의 믿음에 대해 알고 있었다. 마리아가 나에게 물어보기에
우리는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그날 그 열차 안에서,
우리는 마리아의 딸을 이곳으로 데려오는 과정을 도와줄 수 있는 변호사를 만나러 가고 있었다. 지역
당국에 자신의 요청이 거절된 마리아는 망연자실한 상태였다. 그날 아침,
좋은 변호사를 찾기 위해 다른 동네로 가는 길에 그녀가 말했다. “아시다시피, 저는 항상
모두를 보호하며 살았어요. 또 모두를 위해 싸워야 했어요.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았어요. 세상에서 혼자인 것처럼 너무 외로워요. 나를
돌봐주고, 내 기분을 신경 써준 건 당신이 처음이예요. 이렇게
나와 함께 와준 것이 정말 큰 힘이 돼요” 강인한 그녀가 흘리는 눈물을 보며, 나는 난민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주거’나 ‘권리’를 보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랑을 보여주는 것임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나의 고객이 아니라, 나의 가족인 것이다. 마리아에게 나보다 하나님께서 그녀를 더 아끼신다고 말했다. 나는 그저
그의 사랑을 보여주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고, 마리아는 항상 나에게 나를 의지할 수 있다고 말이다. 현재 그녀는 우리의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고, 우리는 그녀에게 적합한
일을 찾고 있다. 그녀는 점점 더 자신을 오픈하고 있고, 나는
그녀를 교회에 초대하기까지 했다. 하나님께서 언제나 마리아를 돌보시고 함께 하시기를 알기에 마리아가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받아들이길 기도한다.
* 저자는 브라질/네덜란드 출신의 선교사로 2016년부터 네덜란드에서 난민을 지원하는 재단의 이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