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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서브 스토리: 낮아짐의 경험_예수님의 겸손함을 배우다.
Level 10   조회수 1140
2019-10-31 10:33:39

 


B병원에서 저의 직함은 Senior Staff 이지만 실제적으로는 이 곳 실정과 질환을 아직 잘 모르고 경험이 부족한 외국 의사 정도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현지어와 영어가 어눌하고 임상적으로는 여기서 다루는 질환들이 한국에서 제가 보던 것들과 많이 다르고 공부가 부족한 탓에 환자와 관련된 저의 제언이 그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현지 사람들에게 여겨질 뿐 아니라 제 판단에도 아직 병원에서 제가 senior staff 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는 역부족입니다. 감사하게도 복강경 담낭절제술은 한국에서 잘 배워왔지만 , 다른 몇 가지 수술은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행여나 제가 수술 기회를 가지기 위해 수련의들의 기회를 뺏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습니다.


3 년 전 B병원 방문했을 때 다른 수술들은 B병원 와서 배우라는 말만 믿고 왔는데, 막상 여기 와서 배우려니 마음이 어려워지곤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마음이 쓰리고 , 때로는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때로는 혼란스럽습니다. 간혹 제가 자신 있는 영역에서 옳은 주장을 해도 젊은 수련의 선생들이 믿어주지 않는다 느껴질 때는 속으로 화가 나기도 합니다 . 그래도 말이 어눌하니 제대로 따져보지 못합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을 다 통틀어 낮아짐 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바울 선생님은 저의 낮아짐과는 비교할 수 없이 엄청나게 낮아지신 예수님의 겸손을 배우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이신데 사람이 되시고 심지어 죽기까지 성부 하나님께 순종하셨습니다 . 그리고 servant, 즉 종의 형체 를 가지셨습니다 . 한국말로 섬김이 라는 말이 있지만 이 말은 낮아짐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는 것이고 종이 된다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 요즘으로 따지면 부자가 가난해 지는 것 , 조직에서 직급이 아주 낮아지게 되는 것 , 병원에서는 스탭이 인턴 , 레지던트 1 년 차의 자리로 내려가는 것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 그런데 제가 정서적으로 유교적 문화권에 속한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게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


예수님은 사랑이 많으시고 겸손하셔서 스스로 낮아지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하지만 충분히 겸손하고 사랑이 많지 않은 저희에게는 낮아짐은 괴로운 경험이 됩니다 . 그렇다면 낮아짐이 사람에게는 무슨 유익이 있기에 하나님은 저희에게 낮아짐을 경험케 하실까요 ? 제 생각에는 낮아지는 경험은 우리가 예수님의 마음과 경험을 체험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어 예수님을 더 사랑하고 결국에는 예수님의 겸손과 사랑을 닮아가도록 돕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에 비하면 제 상황을 낮아짐이라고 말하는 것이 부끄럽습니다 . 그래도 굳이 낮아짐이라고 하는 것은 저에게는 이 정도의 쪼 끔 ’ 낮아져보는 경험조차 그 맛이 참 쓰디쓰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어찌해야 할까요 왕도가 따로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이 시간이 예수님께로부터 겸손과 사랑을 배우는 특별과외 시간 이라 생각하고 아침마다 병원에 출근할 때 감사한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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